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특별한 전조증상 없이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부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게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고혈압이 상당히 진행돼 합병증까지 이어지기 쉬운 상태라는 것이 문제다. 놓쳐서는 안 될 고혈압의 증상은 무엇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아보자.
고혈압의 신호일 수도 있는 증상 41. 두통고혈압 환자들이 가장 흔히 경험하는 증상 중 하나는 두통이다. 뇌로 가는 혈관의 내압이 높아지면서 혈관의 부담이 증가해 두통을 가져오는 것이다. 주로 혈압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뒷덜미와 뒤통수 부근에 압박감이 들고, 맥박이 뛰는 듯한 두통이 나타나는 편이다. 특히 기상 직후의 아침에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혈압이 약간 높아지기 때문에, 두통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혈압이 떨어지면 두통도 함께 완화되는 만큼, 혈압이 낮은 저녁 시간대에는 두통이 심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2. 눈 흰자의 붉은 점눈을 세게 비비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흰자에 붉은 점이 생겼거나 평소보다 혈관이 뚜렷하게 보인다면 고혈압 때문일 수 있다. 망막은 신체 중에서도 미세혈관이 가장 많이 분포하는 조직인데, 고혈압 탓에 눈의 미세혈관이 압력을 견디지 못해 손상을 입어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단순히 결막염 등으로 인해 눈이 충혈된 것으로 오인하기도 쉬운데, 재채기를 하거나 배변을 하는 등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아진 후에 눈에 붉은 점이 3번 이상 반복해서 나타난다면 고혈압을 의심하는 것이 좋다.
3. 심계항진심장이 뛰는 것이 느껴지면서 불쾌한 기분이 드는 것을 말하는 ‘심계항진’ 또한 고혈압의 신호 중 하나다. 혈관의 압력이 높아지면 심장이 평소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혹은 불규칙적으로 뛰면서 부정맥과 심계항진을 유발한다. 이렇게 혈관의 압력이 높은 상태가 지속될수록 심장에도 무리가 가면서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심장비대증이 나타날 수 있고, 심계항진이 더욱 자주 발생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반대로 고혈압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 심계항진 증상이라고 해도, 지속되면 혈압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4. 박동성 이명귀에서 심장이 뛰는 것처럼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박동성 이명’이라고 한다. 이는 주로 혈류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데, 고혈압으로 귀 주변의 경동맥, 경정맥과 같은 큰 혈관의 압력이 증가하면서 혈액이 흐르는 소리가 귀안에서 느껴지는 것이다. 특히 혈압이 높아질수록 혈액순환이 비정상적으로 변하면서 박동성 이명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간혹 스트레스 탓에 일시적으로 박동성 이명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명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두통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고혈압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고혈압 증상 있을 때,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고혈압은 대개 뚜렷한 증상이 없지만, 앞서 살펴본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난다면 이미 고혈압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만큼 △비만 △가족력 △고령 △당뇨병 환자 등의 고혈압 고위험군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혈압을 자주 재 보고, 고혈압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고혈압을 제때 진단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 혈관, 신장, 뇌와 같은 주요 장기에 손상을 입고 △심근경색 △뇌졸중 △만성 신부전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얻을 수 있다. 고혈압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혈압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환자 자신의 상태에 맞는 혈압약을 정확한 시간에 맞게 복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약 복용 후 혈압이 떨어졌다고 해도 임의로 중단하는 것은 좋지 않다. 더불어 식습관도 점검해야 하는데,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신선한 과채류나 견과류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칼륨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은 나트륨 배출에 도움이 되지만 혈압약 복용 중에는 섭취량을 조절해야 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체중 관리 역시 중요한데, 과체중 또는 비만인 사람이 체중을 줄이면 혈압을 자연스럽게 낮출 수 있다. 운동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서 혈압이 높게 측정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심장 박동이 안정되면 혈압을 5~7mmhg 정도 떨어뜨릴 수 있다. 특히 혈압 조절에는 유산소 운동이 좋은데, △ 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다만 처음부터 무리하게 고강도 운동을 하기보다는 본인의 체력에 맞는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고, 혈압이 지나치게 상승하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운동 전후로 가벼운 스트레칭을 곁들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