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콜레스테롤. 심혈관 건강을 해치는 ‘나쁜 콜레스테롤’이 있다면 ‘좋은 콜레스테롤’도 있기 마련이다. ‘hdl 콜레스테롤’이 바로 그것인데, ldl 콜레스테롤과는 달리 오히려 수치가 낮을 때 심혈관 건강에 더욱 해롭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에는 hdl 콜레스테롤이란 어떤 것인지 자세히 짚어 봤다.▶ 이전 기사 ㄴ
‘심혈관 건강의 척도’ 콜레스테롤 제대로 알기 ①ldl 콜레스테롤혈관 청소하는 ‘hdl 콜레스테롤’, 부족하면 심혈관질환 위험↑ldl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것과는 다르게, hdl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를 포함한 각종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을 낮춰 주는 효과가 있다. hdl 콜레스테롤 또한 지단백과 결합한 콜레스테롤인데, 지질의 함량이 낮고 단백질 함량이 높아 ‘고밀도 지단백’이라고도 불린다. 혈관에 침착되지 않는 대신 혈액 속 남아 있는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하고 배설되도록 하기 때문에, 혈관을 청소하고 깨끗한 혈액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만큼,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을수록 좋은 편이다. 보통 hdl 콜레스테롤이 남녀 관계없이 60mg/dl 이상일 때 높은 것으로 본다. 반대로 남성 기준 40mg/dl, 여성은 50mg/dl 이하일 때 정상보다 낮은 수치로 보며, 이를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라고 이른다. 그런데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 2022’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약 29%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보다 낮은 편이다. 특히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자연스럽게 낮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콜레스테롤 전이 단백질(cetp)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cetp 단백질은 hdl 콜레스테롤에 달라붙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막고,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단백질이다. 이렇게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질수록 다른 혈중 지질 수치는 오를 수밖에 없고, 동맥경화를 비롯한 각종 심혈관질환과 만성질환 발생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진다.그렇다고 해서 높은 hdl 수치가 무조건 좋기만 한 것은 아닐 수 있다. 너무 높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 또한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 때문. 2023년 국내 연구진이 건강검진을 2회 이상 받은 40대 이상 성인 7만 7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hdl 콜레스테롤이 한 번에 15mg/dl 이상 급격하게 증가한 그룹에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5% 더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아무리 좋다는 hdl 콜레스테롤이라고 해도, 적정 수치일 때 건강에 가장 좋다는 것이다.
운동과 식습관 등 생활습관 개선이 핵심그렇다면 혈액 속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까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할 때는 생활습관 외에 간에서 합성되는 것도 고려해야 하지만, hdl 콜레스테롤은 대체로 생활습관의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이다. hdl 콜레스테롤은 △운동 △식습관 △흡연 △수면 등에 의해 높아지거나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요소다. 낮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데에는 유산소 운동이 제격이다. 특별한 심혈관질환이 없다면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을 중강도로 주 5회 30분 이상, 또는 고강도로 주 3회 20분 이상 할 것이 권장된다. 특히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진료지침에 따르면 유산소 운동량이 많을수록 hdl 콜레스테롤은 더 많이 증가하고, 운동강도가 높을수록 ldl 콜레스테롤 감소에 더욱 효과적이다. 식습관 또한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변화시킬 수 있는데, 특히 불포화지방산 섭취가 도움이 된다. 불포화지방산은 몸속에서 자연 합성되지 않고 음식으로 섭취해야만 하기 때문에 ‘필수지방산’이라고도 불리는데, 대표적인 것이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이다. 오메가-3 지방산은 △등 푸른 생선 △조개류 △견과류 등에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오메가-6 지방산은 △올리브유 △옥수수유 △콩기름 등의 식물성 기름에 많이 들어 있는 편이다. 이들은 각각 1:4 정도의 비율에 맞춰서 먹는 것이 적절하다. 약물치료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 조절을 위해 스타틴을 복용하면 간세포의 콜레스테롤 합성이 억제되면서 자연스럽게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약간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는 있다. 다만 저hdl콜레스테롤혈증만을 치료하는 약물은 현재까지 없으며, 생활습관 교정이 우선되어야 하는 만큼 술과 담배를 끊는 한편 꾸준한 운동과 올바른 식습관 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