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암 중 하나인 자궁암. 자궁암은 이름 그대로 자궁에 발생한 악성 종양을 의미하며, 크게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은 자궁에 발생하는 암이라는 점에서 함께 묶이곤 하지만, 정확한 발병 위치와 원인, 예방법 등 여러 부분에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각 질환의 특징은 무엇인지,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자궁경부암 vs 자궁내막암, 각각의 차이는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에 해당하는 자궁경부에서 발생하는 암을 말한다. 주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자궁경부암 발병 원인으로 작용하며, 여러 종류 중에서도 특히 16형과 18형 바이러스가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hpv 바이러스는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 있으며, 감염 후 즉시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서서히 자궁경부의 세포가 변이를 거치다 암세포로 발전하게 된다. 어느 정도 암이 진행되면 △비정상적인 질 출혈 △악취를 동반한 질 분비물 △배뇨장애 △하복부나 허리 통증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알아차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자궁경부암은 선별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자궁경부 세포 검사’가 가장 대표적인 검사 방법으로, 자궁경부 표면의 세포를 채취해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자궁내막암은 자궁의 내벽을 구성하는 자궁내막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자궁내막은 자궁 내부를 덮고 있는 조직으로, 매달 월경 주기에 따라 두꺼워졌다가 탈락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보통 이러한 과정이 멈춘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들어서는 20~30대 젊은 층에서의 발병률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빨라진 초경 나이와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 밖에 △가족 중 자궁내막암, 유방암,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 △자궁내막증식증을 앓은 경우 △장기간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은 경우 등에서도 자궁내막암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자궁내막암 또한 비정상적인 질 출혈과 분비물 증가, 하복부 통증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자궁경부암과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구분이 어려울 수 있는데, 폐경 후 여성에게 원인 모를 질 출혈이 발생했거나 폐경 전 35세 이하의 여성에게 월경 과다나 불규칙한 출혈이 있다면 자궁내막암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이때 자궁초음파나 자궁내시경 검사를 받으면 자궁내막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면서 자궁이 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발병 확인되면 수술 등으로 치료…조기 발견하고 예방하려면두 질환은 모두 발병이 확인되면 수술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자궁경부암이 초기에 발견된 경우라면 즉시 조직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을 수 있고, 수술이 불가능한 말기라면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가 우선된다. 자궁내막암의 경우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수술을 기본으로 시행하며, 암이 전이되는 경우 방사선치료 등의 추가 치료를 시행하는 방식으로 치료하게 된다. 이렇게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발병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다. 자궁경부암은 현재까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유일한 암으로, 예방되는 hpv 바이러스의 수에 따라 ‘4가 백신’과 ‘9가 백신’으로 나뉜다. 하이닥 산부인과 상담의사 김관수 원장(유로 진 여성 의원)은 “자궁경부암 백신은 3차례에 걸쳐 접종하는데, 주의사항을 모두 지키면서 접종을 완료하면 예방 능력이 최대 9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나이가 많거나 성 경험이 있는 여성, 그리고 남성 또한 자궁경부암 백신의 효력을 볼 수 있는 만큼, 가급적 접종을 할 것을 권한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자궁경부암은 만 20세 이상 여성 누구나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2년에 1번씩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만큼 비교적 조기 진단이 쉬운 편이다. 검사를 받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오히려 암이 진행되어 더 큰 수술이나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해지는 만큼, 꾸준히 검사를 받아보고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자궁내막암은 자궁경부암에 비해 원인이 명확하지도 않고, 백신도 없는 만큼 뚜렷한 예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비만할수록 자궁내막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꾸준한 운동과 식단 조절을 병행해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또한 가족력이 있거나 장기간의 호르몬 치료 등을 받아 자궁내막암 발병 가능성이 높다면 반드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발병 여부를 확인하고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관수 원장 (유로진여성의원 산부인과 전문의)